《아야와 마녀 (Earwig and the Witch, 2021)》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첫 번째 풀 3D CGI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미야자키 고로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다이애나 윈 존스(Diana Wynne Jones)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지브리의 전통적인 손그림 작화 대신 입체적인 CG 표현을 도입한 실험적인 시도였다.
영화는 고아 소녀 아야가 마녀 벨라 야가와 괴팍한 만드레이크와 함께 살게 되며, 그 속에서 주체성과 자유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넷플릭스 공개와 극장 개봉을 통해 많은 관객에게 선보였지만, Rotten Tomatoes와 Metacritic 평점에서는 엇갈린 반응을 받으며 찬반이 크게 나뉘었다.
이번 리뷰에서는 줄거리 요약, 연출과 인물 분석, 메시지 해석을 통해 작품의 의미를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개인적 느낀점과 관람 팁을 정리한다.
줄거리 요약 — 고아 소녀의 강제 입양과 마법 속 저항
아야는 영국 시골의 고아원에서 자라난 소녀다. 그녀는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을 처리하며, 원장과 아이들 위에서도 권위를 행사하는 영리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어느 날 정체불명의 마녀 벨라 야가와 괴물 같은 만드레이크가 나타나 아야를 입양하면서 이야기는 급변한다. 벨라 야가는 아야를 조수로 삼아 집안일과 잡무를 강요하고, 마법을 배우고 싶다는 아야의 소망은 번번이 거절당한다.
아야는 포기하지 않는다. 고양이 토마스와 함께 벨라 야가의 집을 탐험하면서 비밀스러운 공간과 마법 도구들을 발견하고, 그 힘을 역으로 이용해 벨라 야가의 통제를 흔들어 놓는다. 결국 그녀는 마법적 억압을 돌파할 실마리를 찾고, 벨라 야가조차 손댈 수 없는 균형을 만들어낸다.
스토리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되며, 관객에게 아야가 앞으로 어떤 미래를 만들어갈지 상상하게 한다. 이 점은 원작 소설과의 차이점 중 하나로, 더 많은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연출과 인물 분석 — 지브리 최초의 3D CGI 실험과 캐릭터의 긴장
스튜디오 지브리는 손그림 애니메이션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왔다. 따라서 《아야와 마녀》의 CGI 전환은 많은 팬들에게 충격이었다.
CGI는 배경과 공간 구조에서는 입체감과 사실성을 제공했지만, 인물의 표정과 감정 전달에서는 많은 한계를 드러냈다. Rotten Tomatoes 리뷰에서도 “감정 표현이 무미건조하다”는 지적이 반복되었고, The Guardian은 “공간적 상상력은 살아 있지만 캐릭터의 생동감은 잃었다”고 평가했다.
주인공 아야는 자유분방하고 영리한 아이로, 기존 지브리의 수동적이거나 꿈꾸는 듯한 주인공들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상황을 뒤흔드는 캐릭터다. 그녀의 거침없는 태도는 관객에게 신선하게 다가오지만, 동시에 지나치게 계산적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벨라 야가는 전형적인 폭군적 마녀로 등장하지만, 중간중간 보여주는 허술함과 고집은 오히려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만드레이크는 괴물 같은 외형과 위협적인 성격에도 불구하고 내면에 불안정성을 가진 존재로 묘사된다.
결국 인물들의 갈등과 긴장은 이야기의 중심축이 되지만, CGI의 한계로 인해 그들의 미묘한 감정 변화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Metacritic에서도 “비주얼 실험은 인정할 만하지만, 감정적 깊이는 얕다”는 평이 다수였다.
메시지 해석 — 주체성, 저항, 그리고 변화의 용기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는 자기 주체성이다. 아야는 억압적인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잃지 않고, 기지를 발휘해 벨라 야가를 상대한다. 이는 어린아이가 주어진 운명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 삶의 방향을 만들어가는 상징으로 읽힌다.
또 하나의 메시지는 저항의 의지다. 아야는 단순히 고난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벨라 야가의 권력을 뒤흔들며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한다. 이 모습은 현대 관객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억압적 권위에 맞서는 용기”라는 보편적 주제로 확장된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변화의 용기를 스튜디오 차원에서 보여준다. 지브리가 오랜 손그림 전통을 벗어나 CGI 실험에 도전한 것은 단순한 기술적 전환이 아니라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었다. IMDb 사용자 리뷰에서도 “실패일 수 있지만, 그 자체로 도전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남았다.
따라서 《아야와 마녀》는 비록 완성도 면에서 비판을 받았으나, 지브리가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며 모색한 발걸음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개인적 느낀점
나는 이 영화를 통해 지브리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손그림 특유의 감성은 사라졌지만, 아야라는 주인공이 보여주는 당찬 태도는 오히려 현대적인 메시지로 다가왔다. 부족함은 많았지만, 실험의 용기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