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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하루 (Our Day, 2023) 리뷰: 줄거리, 후기, 해석까지 정성껏 기록

by 한치로그 2025. 9. 16.

우리의 하루 포스터 줄거리 후기 해석


영화 제목처럼 하루가 모여 삶이 되고, 작은 순간들이 모여 우리가 된다.
<우리의 하루 (Our Day, 2023)>는 홍상수 감독의 서른 번째 장편 영화로,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하루를 통해 삶의 본질과 인간 본연의 모습에 다가간다.
감독은 대본 없이 보이는 일상 속 ‘우리’의 관계, 고독, 소소한 기쁨과 허탈 사이를 여유롭고도 미묘한 필치로 그려낸다.
이 리뷰에서는 우리의 하루 줄거리, 캐릭터와 연출 분석, 영화가 전하는 해석 및 메시지, 마지막으로 개인적 느낀점까지 네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우리의 하루 줄거리”, “우리의 하루 후기”, “우리의 하루 해석” 키워드를 찾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우리의 하루 줄거리: 평범한 하루의 비범한 교차와 고요한 상상력

영화는 두 개의 ‘하루’를 병렬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하나는 배우 출신 상원(김민희)이 지인의 집에 머물며 연기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고양이 ‘우리’와 교감하며 하루를 보내는 이야기다. 그녀는 오랜 시간 배우로 살아오며 느낀 피로와 고립감을 담담히 드러낸다.
다른 하나는 70대 시인 의주(기주봉)의 하루다.
그는 혼자 살며 술과 담배, 그리고 오래된 기억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만, 젊은 문학청년 재원(하성국)과 후배 기주(김승윤)의 방문을 받으며 대화를 나눈다.
상원의 하루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소소함으로 채워지고, 의주의 하루는 고독과 성찰이 담긴 철학적 색채를 띤다.
두 이야기는 직접 만나지 않지만, 아침·낮·저녁·밤으로 이어지는 하루의 흐름 속에서 관객은 두 인물의 고독과 희망을 동시에 체험한다.
특히 상원이 연기 지망생 지수와 대화하는 장면은 상징적이다.
지수는 열정적으로 조언을 구하지만, 상원은 짧은 말과 침묵으로 답한다. 그 순간, 말보다 중요한 것은 말하지 않는 태도, 서로의 눈빛 속에서 오가는 감정임을 보여준다.
의주의 장면에서는 고양이의 부재가 주는 공허함, 시적 언어의 잔향, 술자리의 적막이 교차하며 그의 내면적 풍경을 증명한다.
이 모든 순간이 모여 ‘우리의 하루’라는 제목처럼 삶의 조각을 완성한다.


우리의 하루 캐릭터와 연출: 자연스러움이 빚어내는 감정의 밀도

상원은 배우로서의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방황한다.
그녀의 말투, 느린 대답, 미소 속 어색한 떨림은 ‘배우 김민희’라는 실제 인물의 흔적과 캐릭터가 교차하는 지점이다. 관객은 그 경계를 보며 허구와 현실 사이의 묘한 긴장을 느낀다.
의주 시인은 말수가 적고 고독하지만, 손짓 하나, 시선의 이동, 술잔을 기울이는 순간마다 내면의 흔들림이 드러난다.
그의 하루는 겉보기엔 단조롭지만, 시간의 층위와 기억의 파편들이 관객을 사로잡는다.
홍상수 감독 특유의 연출은 여기서도 강하게 드러난다.
카메라는 거의 고정되어 있고, 줌 인·줌 아웃을 통해 장면의 의미를 강조한다. 인물들의 대화는 대본이 아니라 즉흥적 흐름에 가깝고, 그로 인해 실제 대화처럼 어색하고 불완전하지만 진실성 있게 다가온다.
또한 반복되는 술자리 장면은 감독의 전형적인 연출이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하루의 리듬’을 형성하는 장치로 쓰인다.
소박한 음식, 술, 고양이의 존재, 일상의 소음—컵이 부딪히는 소리, 바람, 발자국—이 모두 현실성을 강화하며 관객을 영화 속 공간으로 끌어들인다.
음악은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피아노 선율과 조용한 현악이 감정의 고조를 담아낸다.
이 절제된 사운드는 오히려 관객이 인물들의 침묵과 대사를 더 깊게 들여다보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거대한 사건 없이도 배우들의 작은 감정과 감독의 간결한 연출만으로 강한 울림을 전한다.


우리의 하루 해석: 존재의 작은 조각들과 삶의 본질

영화 제목 ‘우리의 하루’는 단순한 언어 같지만 깊은 층위를 가진다.
먼저, “우리”는 고양이의 이름이자, 상원과 지수, 의주와 재원, 그리고 관객을 포함하는 공동체적 개념이다. 다양한 관계 속의 ‘우리’는 각자의 고독을 지니면서도 동시에 연결되어 있다.
“하루”는 반복되는 시간 단위지만, 그 속에 담긴 감정과 기억은 모두 다르다.
상원의 하루는 인간적 교류와 연기의 본질을 묻는 과정이고, 의주의 하루는 나이 들어가는 존재의 무게와 문학적 성찰을 보여준다.
홍상수 감독은 이 제목을 통해 ‘우리’와 ‘하루’라는 두 단어로 삶 전체를 은유한다.
큰 사건이 없어도, 누군가와의 대화, 고양이의 존재, 술 한 잔, 시 한 줄이 모여 우리의 삶을 구성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회적 해석에서도 의미가 깊다.
한국 사회에서 노년의 고독, 예술가의 외로움, 젊은 세대의 불안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영화는 카메라를 통해 이들의 목소리를 담담히 드러낸다.
관객은 두 개의 하루를 보며 자기 자신의 하루, 잊고 있던 감정, 타인과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된다.
결국 이 영화는 거창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오히려 답 없는 질문, 끝나지 않는 대화, 침묵의 무게가 삶의 진실에 더 가깝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인적 느낀점

<우리의 하루>를 보며 나는 내 일상의 순간들을 더 소중히 바라보게 되었다.
상원의 말과 지수의 질문 속에서, 나는 내 꿈과 현실의 간극을 떠올렸고, 의주의 고독 속에서 내 부모 세대와 나의 세대를 동시에 떠올렸다.
영화는 특별한 사건 없이도 감정을 건드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고양이 ‘우리’의 존재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삶의 빈자리와 따뜻함을 동시에 상징한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나는 앞으로 내 하루 속 작은 존재들, 가족과 친구, 그리고 나 자신을 더 소중히 여기고 싶다.
“우리”라는 개념이 단지 타인을 포함하는 말이 아니라, 나를 포함한 모든 존재를 가리킨다는 사실을 이 영화를 통해 배웠다.
결국 이 영화는 관객 각자가 자신의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되묻는 거울과 같다.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