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The Ugly / 2025)>은 연상호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대한민국 미스터리 드라마 영화다.
동명의 그래픽노블을 원작으로 하며, 시각장애를 지닌 도장 장인과 그의 아들이 40년 전 실종된 어머니의 진실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는다.
주연 배우는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 등이며,
개봉일은 2025년 9월 11일, 상영시간은 약 102분이다.
줄거리 — 도장 장인과 아들이 마주한 잃어버린 얼굴의 진실
이야기는 태어나서 한 번도 어머니의 얼굴을 본 적 없는 시각장애인 도장 장인 임영규와 그의 아들 임동환에게
경찰로부터 “40년 전 실종된 어머니 정영희의 백골 사체가 발견되었다”는 연락이 오면서 시작된다.
임동환은 다큐멘터리 PD 김수진과 함께, 어머니가 일했던 청계천 봉제 공장과 그곳 일했던 이들의 증언을 모아 진실을 추적한다.
과거의 기억과 증언이 충돌하고, 사회적 편견이나 왜곡된 시선이 겹쳐지면서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도장 장인으로서의 임영규의 정체, 아들의 질문, 그리고 가려진 얼굴의 의미가 얽히며,
누구도 단순한 가해자나 피해자로만 구분되지 않는 복합적 진실이 드러난다.
영화의 결말은 관객에게 열린 해석을 남기는 동시에, 얼굴이란 무엇인가, 진실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인물과 연출 — 시선의 폭력성과 기억의 무게
임영규 역의 권해효는 눈이 보이지 않는 장인이지만,
도장을 새기며 세상을 ‘만지는’ 존재로 그려진다.
그는 자신의 결핍과 상처를 직시하며, 어쩌면 타인의 얼굴을 가장 깊이 새기는 사람이다.
임동환 역의 박정민은 아버지와의 간극, 어머니를 향한 질문, 그리고 스스로의 정체성 사이에서 흔들린다.
그의 감정 변화는 대사보다 눈빛과 침묵, 텍스처의 변화로 드러난다.
연출적으로 연상호 감독은 미니멀한 촬영과 감각적 사운드로 미스터리를 조형한다.
롱테이크와 클로즈업, 도장 찍는 손의 클로즈업 장면 등이 중요한 시각적 상징이 된다.
배경의 청계천, 봉제공장, 어두운 공간과 조명의 대비는
기억과 시간의 층위를 드러내며, 어떤 것이 감춰지고 어떤 것이 드러나는가를 시각적으로 말한다.
중첩된 증언과 플래시백이 교차하면서 관객은 직관적으로 진실을 추리한다.
메시지와 해석 — 얼굴, 시선, 기억의 폭력
<얼굴>이 전하려는 중심 메시지는 “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시선의 폭력”이다.
첫째, 얼굴은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사회적 낙인이다.
사람들은 타인의 외모나 표정만 보고 평가하고 규정하려 하지만,
영화는 그 시선이 얼마나 가혹하고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둘째, 기억과 증언의 상대성이다.
각 인물의 기억은 개별적이며, 완전한 진실은 존재하기 어렵다.
영화는 진실이란 여러 시선의 충돌 속에서 잠시 드러나는 파편임을 암시한다.
셋째, 시선의 폭력성이다.
영규는 시각장애인이지만, 그는 오히려 ‘보는 자’의 시선으로부터 가장 많은 폭력을 받는다.
그의 손끝, 도장, 증언을 통해 보는 것이 얼마나 왜곡된 방식일 수 있는가를 드러낸다.
따라서 <얼굴>은 얼굴 없는 죽음의 진실만큼,
우리 사회의 시선과 편견이 누군가를 어떻게 얼룩지게 하는가를 묻는 작품이다.
개인적 느낀점
나는 <얼굴>을 보며 ‘얼굴’이라는 단어가 지닌 무게를 새롭게 느꼈다.
누군가의 얼굴이란 외형이 아니라, 그를 향한 시선과 기억이 더해진 복합적 이미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는 진실을 좇는 긴장과 질문을 남기며,
우리 각자의 얼굴도 성찰하게 만든다.